[건강 에세이] 어느 제네릭 약에게 보낸 미묘한 고백
병원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다녀왔습니다. 습관처럼 약 이름을 검색했습니다. 그런데 제약사 이름이 참 생경합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 (그런데도 한 때의 유행어와 연상되어 왠지 친숙한 느낌의 회사). '오리지널도 있고 유명한 제약사의 제네릭도 많을 텐데, 왜 하필 이런 생소한 회사의 약을 주었을까' 하는 생각에 괜히 마음 한구석이 서운해지고, 작은 배신감 마저 들었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이번엔 성분으로 더 검색해 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이 성분의 오리지널약은 세계적인 외국계 회사의 제품이더군요. 제네릭이 많은데도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그 '오리지널' 약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니, 내 손에 들린 이름 모를 제약사의 약이 어쩐지 더 초라해 보였습니다.
"오리지널과 많은 제네릭 약을 다 놔 두고 왜 하필 이 약이지?“
그런데 검색을 더 해 나가다 보니 특이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리지널 약은 습기에 취약해서 반드시 알루미늄 호일(알루알루)로 낱개 포장을 해야만 한다고 하더군요. 약국에서 다른 약들과 함께 한 포에 담아 조제하기 어렵고, 매일 하나씩 포장을 까서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던 것이지요. 게다가 알약의 크기도 꽤 컸습니다. 다른 제네릭 약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반면, 제 손에 들린 이 제네릭 약은 국내 제약사가 특허 기술을 이용해 습기에 강하도록 개량한 제품이었습니다. 덕분에 다른 약들과 한 약포지에 간편하게 담아 조제할 수 있었고, 알약의 크기 또한 훨씬 작아져 목 넘김이 편해진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좀 미안해졌습니다. '듣보잡' 회사가 만든 약이라고 무시했던 작은 알약 속에는, 환자를 편하게 해주려는 고민과 기술이 담겨 있었다고 생각하니.
제네릭 약은 대게 오리지널 약을 그대로 흉내 내는 데, 이 제네릭은 조금 다르네요.
물론, 여전히 마음 한편에는 '그래도 오리지널이었으면' 하는 미련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이성과 감성 사이라고 하나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그 미묘한 감정은 일단 접어두고 먹을 수 밖에.
혹시 저와 똑 같은 고민을 하시게 될 분들을 위해, 처음 보는 제약사 이름에 고개를 갸우뚱하셨을 분들을 위해, 제가 정보를 얻었던 관련 기사 중 하나를 남겨둡니다.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67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