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망국병은 부동산으로 전혀 이익을 낼 수 없도록 하면 완치 됩니다.
이 사안은 법리적으로도 복잡하고 사회적으로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시민의 입장에서 느낀 솔직한 생각을 나누고자 이 글을 남깁니다.
부동산은 거주 재화인데 투자나 투기의 수단이 됐습니다.
100억 원짜리 주택 한 채를 매입해 실 거주하는 사람과, 3억 원짜리 주택에 실 거주하면서 대출을 받아 3억 원짜리 주택을 한 채 더 구입해 임대 준 사람. 과연 누가 이른바 ‘부동산 망국병’에 더 기여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문제의 핵심은 주택 가격의 크고 작음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본질은 실 거주 목적을 넘어 추가로 주택을 매입하는 행위, 즉 주택을 투자나 투기 수단으로 인식하는 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현상을 개인의 선택 문제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재테크 수단이라는 믿음이 오랫동안 형성되어 왔고, 실제로도 그렇게 작동해 왔다는 데 있습니다.
“집을 사야 돈을 번다. 은행에 예금 하면 바보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도 매도 시점에 매매 차익으로 그 간의 이자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보유세가 올라가도 결국 매매 차익으로 그 간의 보유세를 모두 보전할 수 있다.”
해결의 방향: 부동산이 재테크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하면 됩니다
이러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택은 더 이상 거주의 수단이 아니라 투자 상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가능하다면 한 채라도 더 보유하려는 유인이 생기고, 자금이 몰리면서 가격은 다시 오르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단순히 세금을 조금 더 올리는 데 있지 않습니다. 부동산이 구조적으로 재테크 수단이 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투자 수요가 부동산이 아닌 생산적 영역으로 이동하도록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매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소유 기간 동안의 시중은행 예금 이자 수준’만을 정상적인 자산 증식으로 인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이익은 전액 환수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가령 10억 원에 주택을 매입해 10년 후 15억 원에 매도하여 5억 원의 차익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원금 10억 원을 같은 기간 연 2.3% 복리로 예치했을 경우의 추정 이자가 세후 약 2.2억 원이라면, 이를 초과하는 약 2.8억 원은 전액 세금으로 환수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지금처럼 부동산의 기능 보전 및 가치 상승을 위한 보수 및 증개축 비용은 매입가에 더해 원가로 인정합니다. 허위 수리비를 근절하기 위해 당연히 투명하게 세금계산서를 기반으로 해야겠고 원가 인정 항목을 세심하게 정해야겠지요.
취득세와 중개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은행 예금 수익보다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즉, 부동산은 더 이상 재테크 수단으로서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이 원칙은 1가구 1주택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실거주 목적을 감안하여, 근로소득세처럼 일정 부분 공제 (보유 기간이나 주택 가격에 연동해서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만 공제) 하는 것은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1가구 1주택이라 하더라도 주택으로 재테크 하는 것은 역시 바람직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최신 기사를 소개합니다.
강남아파트 10년간 102억 올랐는데 양도세 7억뿐…“장특공제 재검토”|동아일보
임대수익에도 같은 원칙을
임대수익 역시 동일한 원칙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임대 소득에 대해서도 은행 예금 평균 수익률 수준을 초과하지 못 하도록 강하게 과세하거나, 레버리지(대출 활용)를 통한 다주택 보유를 구조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임대가 ‘주거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수익 극대화 수단’이 되는 순간, 주택은 다시 투자나 투기 상품이 됩니다. 임대는 적정한 수준의 장기 안정 사업으로 남기고, 초과 수익은 허용하지 않는 구조로 전환해야 합니다.
한국 망국병의 핵심 구조
1. 가격 상승 기대 → 투자 행동 강화 2. 금융 레버리지 활용 → 소규모 자본도 투기 가능 3. 세제 구조 → 장기 보유/차익 허용 → 투기 수익 보장 4. 문화적 신념 → 부동산 = 안전자산 * 부동산 불패 신화 5. 공급 부족 → 가격 안정화 어려움
결론
집은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거주를 위한 재화입니다. 편리하게 살다가 필요 없어지면 팔면 되는 것입니다. 부동산이 매매 차익을 통해 자산을 불리는 수단으로 기능하는 한, 부동산 망국병은 결코 치료될 수 없습니다.
부동산 매매 차익이 구조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 그리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동의해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부동산 과열을 치료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수익률 캡(Cap)' 제도가 도입된다면, 사람들은 이제 부동산 대신 어디에 투자하게 될까요? 부동산에 묶여있던 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혹은 신 산업 창업으로 흘러가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세요. 정말 아름다운 그림 아닌가요?